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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투사의 전반적인 생활

theleaf99 2026. 2. 8. 00:03

카투사 생활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기억에 남는 것은 생활방식이다.
군복을 입고 군인이라는 같은 신분이었지만, 하루를 보내는 방식은 일반적인 육군 생활과는 분명히 달랐다.

개인 공간이 있다는 것

카투사 숙소는 도미토리 형태였다.침실과 옷장은 개인에게 배정되었고, 화장실과 주방만 공용으로 사용하는 구조였다. 완전한 1인실은 아니었지만, 하루를 마치고 혼자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마음에 안정감을 주었다. 

문을 닫을 수 있는 방 하나가 주는 안정감은 생각보다 컸다. 육군훈련소처럼 생활관 전체가 하나의 공간으로 묶여 있는 환경과는 달리, 혼자 정리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분리되어 있다는 점이 나의 군 생활을 조금 다르게 만들었다.

비교적 일정했던 근무 리듬

업무 형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이었다. 심지어 다른 카투사 헌병과 비교해도 그랬다. 헌병은 보통 3교대 근무로 밤낮이 자주 바뀌지만, 교도대의 특성상 야간 근무는 대부분 미군이 전담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카투사가 야간 근무에 투입되는 경우는 아주 드물었다.

카투사들의 업무는 기본적으로 사무직에 가까웠다. 그 덕분에 생활 리듬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하루의 시작과 끝이 반복이 되자 적응에 더 유리했다.군대라는 환경 안에서는, 이런 점들이 생각보다 크게 작용했다.

Canva AI. 역시 미군이라는 말이 나올정도의 시설과, 달리기 트랙, 수영장이 준비되어 있었다. 심지어 부대내에 여러곳이 있었다.

부대 안에서 해결되던 일상

주말 외박은 원칙적으로 보장되어 있었지만, 두 명의 중대장의 허가를 받아야 했기에 절차는 간단하지 않았다. 다만 굳이 부대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될 만큼 내부 환경은 충분히 갖춰져 있었다.

수영장이 포함된 헬스장, 조용히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도서관, 군인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던 당구장과 노래방, 그리고 육군의 싸지방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의 PC방도 있었다. 버거킹이나 파파이스 같은 프랜차이즈 식당도 운영되고 있었다. 나는 성격도 조용한 편이라, 환경이 이렇게까지 갖춰지자 밖으로 나가기보다는, 부대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쪽을 더 선호했다.

Canva AI. 실제로 이렇게 나오고도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샐러드, 샌드위치, 생선 구이와 닭 가슴살 구이도 맛있게 나왔다.

식사 환경의 차이

식사는 군 생활의 만족도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아침에는 오믈렛이나 써니사이드업 계란을 선택할 수 있었고, 베이컨과 시리얼 같은 메뉴도 함께 나왔다. 단백질 위주의 식단이 기본이었고, 닭고기나 소고기, 생선 오븐구이 같은 메뉴가 매번 제공되었다. 카투사는 Dinning Facility(DFAC)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는데,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뷔페식으로 제공했다. 특히 점심과 저녁은 포크립이나 치킨, 햄버거처럼 기억에 남는 메뉴들도 있었고, 가끔은 한국 이모님들이 김치찜을 해주시기도 했다. 서양식의 식사를 버거워하는 카투사들도 있었지만, 나는 어렸을 때부터 외국에 살면서 익숙해졌는지 나름 괜찮았다. 

미군들과 생활은

카투사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미군들과의 관계였다.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말을 트게 되었고,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문화 차이를 체감하게 되었다. 월급을 더 많이 받던 미군 친구들은 본인들 PX에서 간식이나 음식을 사주기도 했다. 특히 미국 육포는 더 맛있었고, 기본적으로 양이 달랐다. 심지어 PX내부의 버거킹도 부대 밖의 한국 체인점과 크기가 달랐다. 음료수도 기본 700~1000ml였다. 

사소한 일이었지만, 그런 순간들은 버거운 군 생활이라는 틀 안에서도 사람답게 지내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변하기 전의 일상

이런 환경 속에서의 카투사 생활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했다. 적어도 일상만 놓고 보면, 큰 변화 없이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는 인상이 강했다.

하지만 이 생활의 리듬은 오래 가지 않았다. 당연하게 여겨지던 일상들이 하나씩 제한되기 시작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이후 모두가 겪게 되었던 한 사건이 있었다.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이어서 적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