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후반 2

돈을 벌기 전까지는 어른이 아닌 것 같은 기분

나이는 충분한데, 어른 같지는 않았던 시기 스물이 되었을 때, 나는 부모님을 떠나 독립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필리핀에서 아직 사역이 남아있으신 부모님을 두고 한국에 왔을 때, 이제 성인이기 때문에 잘 적응해서 살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주변에서는 이제 스무살이니 어른답게 살기를 원했지만, 장소와 나이만 바뀌었지, ‘나’라는 사람은 그대로였다. 그 때는 알바도 할줄 아는게 없어서 용돈을 받아썼다. 지금은 없는 형편에 부모님이 어떻게든 마련해서 보내주신 걸 알았지만, 당시에는 내심 당연하게 여긴 것이 부끄러워 질 때가 있다. 그마저도 대부분 친구들이랑 놀러가는데에 사용했으니, 더 한심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군대에 가기 전까지도, 나는 아직 어른이 아니었다.독립의 ..

선택하지 않아도 흘러가던 시기

자동으로 흘러가던 시간 나의 유년기를 돌아보면, 그저 평범한 대한민국 어린이였다. 유치원을 지나 초등학교까지, 중간에 필리핀으로 유학을 떠나게 되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부모님의 계획아래 충실히 따랐었다. 뭘 시켜도 그걸 하기 싫다고 한적이 별로 없었다. 지금와서 돌이켜 보면, 그건 내가 순종적이어서가 아니라, 부모님이 세심하게 나를 지켜보고 원하는 것들을 하게 해주셔서 그랬던 것 같다. 사실 교회 목사가정에, 3형제라는 배경은 풍족한 삶을 살기는 어려운 구조였다. 그럼에도 나는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그 때부터 깨달았던 것같다. 그보다 더 소중한 가치는 세상에 많다는 것을. 당시에는 내 결핍에 신경쓸 기회가 많이 없었다. 특히 필리핀 선교지에서의 삶은, 내 주변에 나보다 더 힘겹게, 부족하게 살아가면..

카테고리 없음 2026.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