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생각 – 비교 편)

우리 주변의 엄친아들
생각보다 우리 주변엔 엄친아들이 많았다.
실제로 부풀려진 것도 있었고, 정말 잘난 친구들도 있었다.
‘엄마 친구 아들’이라는 가상의 인물은 아들들에게나 딸에게나 인생 최대의 난적이었다.
부모라고 굳이 자기 자식을 까내리고 싶지는 않았을 테지만,
허구한날 공부는 안하고 놀고 먹기만 하는 자녀에겐 엄친아라는 카드를 쓸 수 밖에 없었을 터였다.
상상속의 엄친아들은 항상 성적도 좋고, 어른들에게 예의 바른 친구들이었다.
그들의 실체를 아는 나는 동의할 수 없던 이야기들이었다.
어른이 되고 나니, 다른 사람과의 대화중에
선을 넘지 않으면서 자랑할 만한 것이 자식 외에는 없다는걸 알게 되었다.
내 자식이 잘나가길 바라는 부모의 소망을 투영한 것이 엄친아인데,
아마 나도 누군가에겐 듣기만 해도 치가 떨리는 엄친아였을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기준이 생기던 순간
20대가 되고 나니, 이전까지의 비교는 소꿉놀이라도 되는 듯,
성적이 아니라 어느 대학교를 갔는지, 어떤 과에 붙었는지부터 비교가 시작되었다.
부모들끼리의 경쟁이 아니라, 또래들끼리도 ‘급’이라는 것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러곤 마치 더러운 병균이 옮는 것 처럼, 소위말해 자기보다 급이 떨어지는 사람들과 엮이는 것을 불편하게 여겼다.
너무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일까?
하지만 나는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던 친구들도 보았고,
비록 겉으로는 장난이라고 표현했지만 어떤 감정들이 오고가는지가 보였다.
우월감, 그런 것들이 표정에서 드러났다. 상대하는 입장에선 패배감과 열등감이 표정으로 나타났다.
재밌는 것은 주로 대학교 초반, 1~2학년 때 자주 보였던 현상이었다.
아마 사회에 처음 내던져지며 방어적인 태세로 남들과 나를 구분지었던게 아닐까 하고 추측해본다.
3학년부터는 그런 비교가 더 이상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현실을 깨달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도 속으로 감추지 않을까하고 추측해본다.

비교는 의도하지 않아도 시작된다
사회에 홀로서기를 시작할 때 부터, 끝없는 비교의 늪에 빠지게 된며 불안감을 가지게 된다.
이제 부모님들은 남들과 자기 자식을 비교하는 것에 조심스러워진다.
마치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이 된것처럼, 예민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여성들도 비슷한 마음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남자들은 군대에 다녀오고 밀린 2년이란 시간 때문에 이미 졸업한
여성 동기들과 자신의 위치를 자연스레 비교하게 된다.
이미 취업을 한 동기들과 나의 처지를 비교하게 된다.
나만 시간이 넘쳐나서 먼저 연락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
SNS비교 문화는 이미 곪을대로 곪아서, 그곳에 비춰지는 동기들은 다 잘사는 것 같을 때가 있다.
동기들은 해외 여행도 다녀오고, 자기들 끼리도 잘 만나는데 나는 선뜻 만나기가 꺼려질 때가 있다면,
당신은 이미 친구들과 자신을 비교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일련의 과정은 경쟁사회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생존하기 위해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는 것이 첫 단추이다.
내가 육식동물인지 초식동물인지 모르고 야생에 발을 디뎠다간 굶어죽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사회는 조금 슬프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요즘의 감상이다.
비교는 할 수 있곘지만, 그것이 사회가 조장하는 분위기라는 것이,
우리가 행복한 사회에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

비교가 불편해지는 이유
어린 시절에 비교대상이었던 엄친아들은 성적이 나보다 좋았다.
그런데 성적이라는 것은 내 노력 여하에 따라 충분히 오를 수 있었고,
굳이 그 친구만큼은 아니여도 오르기만 하면 칭찬 받을 수 있는 시절이었다.
대학교부터는 그 이름이 꼬리표가 되어 평생을 따라다닌다는 말을 듣곤 했다.
하지만 이것도 역시 노력을 하면 다른 꼬리표를 달 수 있는 기회가 널려있다.
‘나중에 대학원을 좋은데로 가면 되지!’, ‘편입 준비해서 상위 대학가면 되지!’라는 말로는 쉬운 길들이 있기는 했다.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성적이 좋던, 대학교가 더 좋은 대학이던 간에
그들과 나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비교가 무겁지 않았다.
내가 시험공부할 때 그들도 시험공부를 했고, 취업준비를 할 때 같이 취업준비를 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SNS에 비치는 모습들로 나와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땐,
마치 그들은 성공한 삶이고 나는 실패한 삶인 것 같은 기분을 지우기가 어렵다.
정답은 없는 것같다. 남들과 비교하는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결국 그들의 시선정도는 가볍게 이겨내야 한다.
그 시선에 짓눌려서 남들의 삶에 끌려다니지 말고,
내 삶의 템포를 찾아서 주도권을 가지고 살아가는게 요즘 세상의 생존법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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